방수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 새는 걸 막는 게 아니라 빨리 빼는 겁니다
방수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 새는 걸 막는 게 아니라 빨리 빼는 겁니다
옥상이 샙니다. 방수 공사를 합니다. 몇 년 지나면 또 샙니다. 다시 합니다. 또 샙니다.
이 반복을 겪어 보신 분들은 "방수를 제대로 안 해서"라고 생각하십니다. 더 좋은 방수제를 찾습니다. 더 비싼 업체를 부릅니다. 그런데 방수는 영원한 게 아닙니다.
학교 방수 입찰을 다니면서 본 것
학교에서는 방수 때문에 입찰을 많이 합니다. 저는 그 현장들을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본 것이 있습니다.
무슨 방수 무슨 방수 해도 결국은 방수층은 깨지더라.
제품이 나빠서가 아닙니다. 시중에 나온 방수제들은 저마다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모두 언젠가는 누수가 됩니다. 재료가 다르고 공법이 달라도 그 끝은 같았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콘크리트는 움직이고, 계절마다 늘었다 줄었다 하고, 그 위에 사람이 다니고 물건이 놓입니다. 아무리 잘 붙인 층도 그 움직임을 몇십 년 견디지는 못합니다.
"박공, 박공" 하시던 교수님
학교 다닐 때 나이 드신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박공, 박공" 하셨습니다. 지붕을 경사지게 만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나 싶었습니다. 현장을 다니고 나서야 이해가 갔습니다.
경사진 지붕에는 물이 머물지 않습니다. 떨어지면 바로 흘러내립니다. 물이 머물지 않으면 스며들 시간도 없습니다. 방수층이 조금 상해도 큰일이 되지 않습니다. 물이 이미 지나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평평한 지붕은 반대입니다. 물이 고입니다. 고인 물은 계속 그 자리에서 아래로 밀고 들어갑니다. 방수층에 아주 작은 흠만 있어도 시간이 그 흠을 키웁니다.
그런데 다 박공으로 지을 수는 없습니다
맞습니다. 도시의 건물들은 대부분 평지붕입니다. 옥상을 써야 하고, 층수를 올려야 하고, 옆 건물과 붙어야 합니다. 박공만 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평지붕에서도 같은 원리를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이 구배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배입니다
구배는 기울기입니다. 평평해 보이는 옥상에도 사실은 아주 완만한 기울기를 줍니다. 물이 어느 한 곳으로 모여 배수구로 빠지도록.
방수재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레탄도 있고 시트도 있고 도막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구배입니다. 재료가 아니라 기울기입니다.
물이 빨리 빠져나가도록 하는 게 핵심입니다.
구배가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옥상 어딘가에 물이 고입니다. 비가 그치고 며칠이 지나도 그 자리만 젖어 있습니다. 그 자리가 먼저 무너집니다. 아무리 비싼 방수제를 써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로 구배가 잘 잡혀 있으면, 방수층에 작은 문제가 생겨도 버팁니다. 물이 그 위에 머무르지 않으니까요.
물은 결국 샙니다
이 이야기의 결론은 이것입니다. 물은 결국 샙니다.
완벽한 방수는 없습니다. 언젠가는 어딘가로 들어옵니다. 그러니 "완전히 막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계속 실망하게 됩니다.
대신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얼마나 오래 버티게 할 것인가. 그리고 물이 얼마나 빨리 빠져나가게 할 것인가.
하지만 좀 더 꼼꼼히 하면 방수보다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재시공 비용, 아랫집 피해, 곰팡이, 다시 뜯어내는 시간. 구배 하나를 제대로 잡는 값과 견주면 그 차이는 큽니다.
공사 전에 물어보실 것
옥상 방수를 맡기실 때, "어떤 방수재를 쓰시나요"보다 이렇게 물어보십시오.
"구배는 어떻게 잡으실 겁니까? 물이 어디로 모여서 어디로 빠집니까?"
이 질문에 답이 분명한 곳이라면 믿을 만합니다. 재료 이름만 늘어놓는 곳이라면 한 번 더 생각해 보십시오.
결론
건축에서 ‘절대’라는 건 없습니다. 다만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것만은 변하지 않습니다.
방수는 그 흐름을 막는 일이 아니라, 흐를 길을 만들어 주는 일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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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도 몇 개 — ledeuxions.com/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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