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발코니, 없애지 마세요 — 우리집이 시원한 진짜 이유

아파트 발코니, 없애지 마세요 — 우리집이 시원한 진짜 이유

새 아파트를 사면 대부분 "발코니 확장"을 합니다. 거실이 넓어 보이고, 공간을 하나 더 얻는 것 같으니까요. 저는 반대로 갔습니다. 발코니를 남겨 두고, 내부창만 2중창으로 바꿨습니다.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어? 여기에 2중창을 한다고?"

결과는 명확합니다. 실수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발코니가 있어서 여름과 겨울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단열재는 발코니 쪽이 아니라 거실 쪽 벽에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파트의 단열재가 발코니 바깥, 그러니까 외벽에 붙어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아파트 외벽에는 단열재를 붙이지 않습니다. 단열재는 거실과 발코니 사이 벽에 있습니다. 즉 발코니는 이미 단열 바깥에 있는 공간이고, 그 안쪽 벽이 진짜 단열선입니다.

이 사실 하나만 알아도 발코니를 확장하는 결정이 다르게 보입니다. 확장을 하면 단열선이 갑자기 바깥으로 밀립니다. 원래는 발코니 안쪽 벽이 지켜 주던 자리를, 이제 발코니 유리창 하나가 지켜야 합니다.

왜 내부창만 2중창인가

발코니가 있는 집에서는 바깥 창은 그대로 두고 내부창(거실-발코니 사이)만 2중창으로 바꾸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 여름에 발코니가 뜨거워지면, 발코니 문만 열어 두면 열이 밖으로 빠집니다. 내부창이 닫혀 있으니 거실은 시원한 채로 있습니다.
  • 비가 와도 발코니에서 다 받아 줍니다. 실내로 들이치지 않습니다.
  • 바깥 창을 바꾸는 비용의 절반 이하로 끝납니다. 돈도 아낍니다.

발코니는 완충 공간입니다. 온도, 습도, 비, 소리, 다 완충해 줍니다. 그것을 없애고 거실만 넓히면, 완충이 사라진 만큼 실내가 그대로 바깥과 부딪힙니다.

단, 여기까지가 한계입니다

내부창을 2중창으로 바꿔도, 발코니 바닥 콘크리트는 여름 햇빛에 그대로 달궈집니다. 그 열이 축열되었다가 저녁에 다시 방출됩니다. 창을 잘 골라도 바닥이 뜨거워지는 것은 별개입니다. 완벽한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창만 신경 쓰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요즘 지어지는 확장형 아파트는?

요즘은 처음부터 확장형으로 나오는 아파트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발코니가 없으니 이 이야기가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런 집도 외벽에 단열재를 붙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대로입니다. 즉 외벽에서 열이 새는 것은 어느 아파트든 공통입니다. 발코니가 있는 집은 그나마 완충 하나를 더 갖고 있는 것뿐입니다.

결론

발코니는 없애는 자리가 아니라 살리는 자리입니다. 사람들 눈에는 데드 스페이스로 보여도, 여름 겨울에 살아 보면 왜 옛 아파트가 발코니를 남겨 두었는지 알게 됩니다.

건축에서 ‘절대’라는 건 없습니다. 그보다 나은 길은 언제나 있기 마련입니다.


생활에 필요한 프로그램 만들어봤습니다 — pdf300.com
재미있는 것도 몇 개 — ledeuxions.com/games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Journal LeDeuxions] AI-인간 시스템의 인지 사고: '싱크로 가속 트랩(Sync-Acceleration Trap)'의 발견

[발견] AI-인간의 시스템적 인지 사고: '싱크로 가속 트랩(Sync-Acceleration Trap)

사용자 친화적 AI 인터랙션이 인간 판단 논리를 가속·왜곡하는 현상에 대한 관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