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에 방수제 섞으면 방수가 될까요 — 5년을 설득한 이야기
콘크리트에 방수제 섞으면 방수가 될까요 — 5년을 설득한 이야기
"콘크리트에 방수제 넣으면 물 안 새요." 건축주도, 시공사도, 대부분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저도 현장에서 이 말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콘크리트는 움직입니다
이유는 콘크리트 자체가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여름에는 더위로 늘어나고, 겨울에는 추위로 줄어듭니다. 이 팽창과 수축이 반복되면서, 시간이 지나면 미세한 균열이 반드시 생깁니다. 눈에는 안 보이는 수준이지만, 물은 그 균열을 놓치지 않습니다. 모세관 현상으로 균열의 결을 따라 안으로 스며듭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방수제가 콘크리트 안에 아무리 잘 섞여 있어도, 새로 갈라진 균열은 방수제가 못 채웁니다. 방수제는 콘크리트가 반죽되던 그 순간에만 그 자리에 있었고, 시간이 지나 균열이 생긴 자리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은 집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건축주분은 "다른 방수는 하고 싶지 않다" 하셨습니다. 콘크리트에 방수제만 섞고 끝내자는 뜻이었습니다. 저는 그러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오 년 동안 반복했습니다. 매년 물이 새는 자리가 조금씩 늘었고, 그때마다 부분 보수만 했습니다.
결국 육 년째에 다른 방수로 바꾸셨습니다. 그동안 부분 보수에 들어간 비용을 다 합치면, 처음부터 제대로 방수했을 때보다 훨씬 많은 돈이 나갔습니다. 시간도 잃었고, 살면서 계속 불편하셨습니다.
방수는 "안"이 아니라 "위"에서
방수는 콘크리트 안이 아니라, 콘크리트 위에서 해야 합니다. 별도의 방수층을 콘크리트 표면에 올려 주어야 합니다. 시트 방수, 도막 방수, 아스팔트 방수 —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콘크리트 위에 얹혀서 균열을 덮어 주는 것. 그래야 콘크리트가 갈라져도 그 위의 방수층이 물길을 막습니다.
결론
"방수제 섞은 콘크리트"는 마케팅 언어입니다. 시공은 조금 편해지고 견적은 싸 보이지만, 살면서 물이 새는 순간부터 그 편함과 싼값은 다 사라집니다. "싸면서 좋은 집"은 없습니다.
건축에서 ‘절대’라는 건 없습니다. 그보다 나은 길은 언제나 있기 마련입니다. 콘크리트 방수에 있어서 그 나은 길은 바깥에 방수층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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